2017.11.14 화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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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철의 시네마 Talk Talk]내면의 아름다움
2015년 09월 14일 (월) 16:54:30 김병철(영화) 교수 deupress@deu.ac.kr

 2013년 깐느 광고영화제 그랑프리를 차지한 작품은 인텔과 도시바의 합작 광고영화인 뷰티 인사이드였다. 이 영화의 주인공 알렉스는 매일 자고 일어날 때마다 다른 사람의 모습으로 깨어난다. 명확한 정체성을 가지지 못하는 혼란스러운 삶을 살던 알렉스는 골동품 점에서 일하는 여인 리어를 만나고 이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사랑의 감정을 갖게 된다. 날마다 바뀌는 모습으로 리어의 주위를 맴돌던 알렉스는 잘 생긴 남자의 모습으로 그녀와 가까워지지만 그 모습을 유지하지 못하는 이유로 관계를 이어가지 못한다. 한참을 고민하던 알렉스는 결국 자신의 사정을 리어에게 털어놓고 마침내 자신의 사랑을 이루게 된다.
 주인공 알렉스가 매일 변해가는 자신의 모습을 기록하는 장치로 사용하는 노트북을 만드는 도시바 그리고 그 노트북을 구동시키는 마이크로프로세서를 만드는 인텔, 이 두 회사의 광고인 이 작품은 여러 가지 점에서 대단한 화제가 되었다. 단순한 광고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의 내러티브를 갖춘 작품이라는 점(6주간에 걸쳐 매주 1회씩 공개된 이 작품의 총 상영시간은 대략적으로 40여분에 달한다), 그리고 이 광고를 본 지원자들을 변화하는 알렉스의 모습으로 출연시킨 인터랙티브 작품이라는 점에서 혁신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것이다. 특히 지속적으로 바뀌는 노트북의 화면과 그 화면을 가능하게 하는 노트북 안의 변화하지 않는 마이크로프로세서라는 컴퓨터의 기본 구성 원리를 매일 바뀌는 외모와 변하지 않는 내면의 결합으로 풀어낸 내러티브는 이 작품을 상품을 홍보하는 광고 그 이상의 작품으로 간주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 놀라울 정도로 재치 있고 감각적인 광고영화가 장편 극영화로 리메이크 되었다. CF감독으로 명성을 떨치던 백감독의 첫 번째 장편영화인 이 작품은 여러 가지 점에서 원작과 비교될 수밖에 없는 운명을 지닌 셈이다.
 자고 일어날 때마다 모습이 바뀌는 우진은 가구 매장에서 일하는 이수를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되고 날마다 다른 모습으로 그녀의 주위를 맴돈다. 우진은 잘 생긴 남자의 모습으로 그녀에게 다가가 사랑의 감정을 싹트게 하지만 그 모습을 유지하지 못하는 이유로 결국은 헤어지게 된다. 그녀를 잊지 못하고 계속적으로 그 주위를 맴돌던 우진은 결국 그녀에게 자신의 비밀을 고백하고 그 둘은 마침내 사랑하는 사이가 된다.
 상영시간의 절반에 해당하는 이 부분까지 영화는 주인공 우진의 어머니와 친구라는 중요 캐릭터가 등장한다는 점 이외에는 광고영화의 내러티브를 거의 그대로 따라간다. 영화의 순수한 창작부분은 우진과 이수가 사랑하는 사이가 된 후의 일부터 시작된다. 즉, 사랑하는 연인들 사이에서 벌어질 수 있는 크고 작은 다양한 사건들이 남들에게는 말하지 못하는 우진의 비밀로 인해서 때로는 코미디가 되고 때로는 비극이 되면서 차분하게 진행된다. 그리고 이때부터 영화의 무게중심이 자연스럽게 우진에게서 이수로 넘어간다. 이 둘이 연인이 되기 전까지 사랑하는 사람들이 겪게되는 고민과 고통은 오로지 자신의 마음을 전달하지 못하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다가가지 못하는 우진의 것이었다. 하지만 이 둘이 사랑하는 사이가 된 이후로는 자신의 외적인 정체성을 유지하지 못하는 데에서 비롯되는 우진의 고통은 그 모든 것들을 받아들여주는 이수에게로 넘어가고 만다. 즉 사실상 영화의 주인공이 바뀌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광고영화의 틀을 그대로 유지하는 전반부가 지속적으로 바뀌는 겉모습으로 인해 고통 받는 한 남자의 이야기라면, 영화의 후반부는 남모를 비밀을 지닌 애인으로 고통 받는 한 여자의 이야기가 되면서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내면의 아름다움은 전형적 사랑이야기에 묻히고 만다. 동시에 내면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하면서 사랑을 고백하고 사랑이 이루어지는 등의 결정적 순간은 언제나 빼어난 외모의 남성의 모습으로 등장하면서 선남선녀의 아름다운 사랑이라는 겉모습에 집착한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 사실 이 작품은 내면의 아름다움이라는 본질적인 문제를 탐구하는 작품이라기보다는 말 못할 비밀을 지닌 남녀의 사랑을 감각적인 아름다움으로 포장한 작품이라고 말하는 것이 더 어울릴듯하다. 특히 우진의 역할로 출연하는 21명의 남자 배우와 2시간 내내 아름다운 모습을 유지하는 한효주의 모습이 어울어 지면서 만들어내는 감각적인 아름다움이 바로 이 작품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라고 할 수 있을듯하다. 김병철(영화)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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